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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바다 - 가로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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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디지털소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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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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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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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35
비교적 최근인 20세기 중후반만 해도 갯벌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넓은 갯벌을 가진 세계 여러 나라들은 앞 다투어 간척사업을 진행하고 갯벌을 없애 왔습니다. 이 때 제 친구들이 얼마나 아파했는지 몰라요. 하지만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서 갯벌의 가치를 농경지의 100배, 숲의 10배에 이른다고 발표하는 등 갯벌의 과학적, 생태적 가치와 중요성이 새롭게 평가 받으면서 개발 보다는 갯벌의 보전과 복원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서해안의 해안선이 달라질 정도로 과거에는 간척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했지만 현재는 많은 곳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하며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해양자연유산인 갯벌 보전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서해안 갯벌은 북해, 캐나다, 미국, 아마존 하구 지역과 함께 당당히 세계 5대 갯벌로 꼽힐 정도로 생태 환경이 정말 뛰어나요.
그 중에서도 좀 더 특별한 곳이 있는데요. 국내 최초이자 최대 해양생물보호구역인 가로림만이 그 주인공입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 위치한 가로림만은 다른 갯벌 및 습지와 달리 만입구가 북쪽을 향하는 독특한 지형으로, 숲과 하천, 바다와 갯벌이 한데 어우러진 천혜의 생태 공간입니다. 이 특별한 공간에는 무려 149종의 대형저서동물들과 법적보호 바닷새 5종 서식하고 있으며 저 강치의 먼~~ 사촌쯤 되는 점박이 물범을육역에서 국내유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뿐만이 아니라 상괭이, 붉은발말똥게, 흰발농게, 거머리말 등 보호대상 해양생물이 다수 서식하는 곳으로, 생태계건강도 상위 25%, 환경가치평가는 1위를 차지하는 등 가로림만은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해양자연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가로림만이 얼마나 멋지고 중요한 곳인지, 이제는 이해가 좀 되시죠?
하지만 가로림만은 30여 년 전부터 조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거론되는 등 보존과 개발을 둘러싼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태계를 위한 환경보존과 지역민을 위한 개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쉽지 않은 선택! 그 어려운 걸 해냈지 말입니다~ 그 선택은 바로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인데요. 해양정원은 쉽게 생각하면 육지가 아닌 바다에 조성되는 정원으로, 자연과 인간, 바다와 생명이 어우러진 건강한 명품 생태공간입니다. 천혜의 해양환경을 지니고 있는 가로림만의 특성은 그대로 살려서, 제 친구들은 건강한 바다 환경에서 살아가고 이를 가로림만 생태 관광지로 활용, 지역상생 및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하게 되는 거죠.
저 강치와 친구들도 행복하고~ 가로림만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도 힘이 되는! 보호구역의 미래 지향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생태 보호구역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일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갯벌 및 습지를 복원하여 해양공원으로 성공시킨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삼국이 공동 관리하는 와덴해입니다. 삼국에 걸쳐 넓게 펼쳐져 있는 와덴해 갯벌은 2009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한데요.
사실 과거에는 50여 년에 걸쳐 진행된 간척사업과 개발을 통해 160㎢에 달하는 습지가 사라지는 등 극심한 해양환경 파괴를 겪었습니다. 무려 축구장 217배 면적의 습지가 사라진 건데요. 여러분은 상상이 되시나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그리고 건강했던 와덴해 갯벌을 되찾기 위해 독일과 네덜란드 그리고 덴마크는 1982년 와덴해 갯벌보전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함께 복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연간 방문객이 약 8천만 명에 달하는 해양정원의 모범사례가 되었습니다.
와덴해 연안에 있는 독일 랑어욱섬도 해양정원을 통해 자연과 지역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우인데요. 갯벌이 파괴되며 지역민들에게도 피해가 컸던 랑어욱섬은 갯벌 복원 및 보존 사업을 진행하며 해양생태관광을 활성화 시키면서 매년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어업이 중심이던 작은 섬은 독일 북부의 가장 부유한 섬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90년부터 갯벌 및 습지 보호, 보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훼손이 발생한 경우에는 훼손된 부분을 복원하거나 새로운 인공습지를 만드는 ‘No Net Loss’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파괴되고 오염된 생태환경을 복원하여 정원으로 탈바꿈한 사례가 물론 있습니다. 순천만 국가정원과 태화강 국가정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국가 정원 1호기도 한 순천만 국가정원은 습지복원을 통해 연간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최고의 생태정원이 되었습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공업오수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던 태화강을 복원하여 수목 공원으로 재탄생 시킨 경우로,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건강한 생태공간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가로림만도 해양정원이 조성되면 바다와 사람이 함께 행복한~ 우리나라의 최고 핫플레스가 될 수 있겠죠? 그 때가 되면 저도 점박이물범 만나러 가로림만 해양정원으로 여행가야겠어요~건강하게 숨 쉬는 갯벌, 체험과 휴식이 모두 가능한 관광 콘텐츠. 해양생태계의 새로운 미래, 가로림만 해양정원. 똑똑한 바다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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